66년,배곯으며 힘겹게 얻은 제대증을 손에 쥐고 고향으로 돌아와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직업을 구할때였다. 그날도 서울역 근처에서 면담을 끝내고 터덜 거리며 걸어 나올때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길가 식당을 두리번 거리며 음식 값을 보니, 내 주머니 사정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었다. 그래서 소문으로만 듣던 음식값이 싸다는 남대문시장 밥집이 즐비한 곳을 찾아갔다. 소문대로 김치 찌개 백반이 50원이었다. 수증기로 찐 밥 한 사발, 김치 찌개 한공기, 김 몇쪽이 메뉴의 전부였다. 수증기로 찐 밥을 처음 먹어본 맛은 밥이 되려다 만 설익은 밥맛이었다. 설익은 밥을 한수저 입에 떠넣고 김치찌게 몇쪽 을 젓갈로 집어 입에 넣고 선밥과 함께 씹어 먹자, 김치찌개의 시큼한맛이 선밥맛을 감싸며 어우러져 황홀 한 감칠맛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