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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사연

한여름 밤의 개꿈

열흘전쯤, 아들녀석이 이메일로 속뒤짚는 소리를 해댔다. 한마디 해대면서

그따위소리 두번만하면 나 보따리 싸가지고 한국으로 돌아갈테니 너는 아들이니

집으로 들어와 니 엄마 모시고 살라는 소리와 함께, 니놈이 한국인이 아니고

미국사람의 자식이라 해도 너정도 돈버는 미국애들 제부모들 한태 말안해도

다달이 용돈을 내놓는대 네놈은 한국인이라서  않그러냐고 퍼부어 댔다.

 

그러자 이녀석 하는 말이 크리스마스와 생일때 두둑이 엄마 용돈 드렸지

않냐고 하면서, 아빠가 연금많이 받는대 엄마한태 뭔 용돈을 매달 드려야

되냐고 되물었다. 그래 잘됐다, 나 한국 나가서 아들 하나 양자해 기르면서

살태니 당장집으로 들어와!

 

그후로 전화고 메일이고 없길래 그냥 내버려두자 그제저녁 새벽4시까지

잠을 못자고 침대에서 뒤척일때 전화벨이 울려 깜짝놀랐다. 아들녀석이

무슨 사고라도 치치 않았나 겁이 덜컥났다. 받아보니 아들녀석이 다죽어가는

목소리로, 아빠 하직도 화났어요? (술먹고 음주운전으로 걸리지는

않아서 천만다행이었다)이녀석이 내가 한국으로 나간다는 협박에

겁이 나긴 났었나보다. 그래 다정한 목소리로 빨리 집으로 들어와 니엄마

모시고 살 준비나해! 그러자 이녀석 잘못했다고 하면서 노트북을 다고쳤다고 했다.

 

고첬으면 가져와야지, 그래서 아들녀석이 어제자녁에 혼자 오기도 그런지

노트북과 함께 여자친구를 대동하고 나타났다. 닭고기를 구어서 미운 자식과

저녁 식사가 끝나자마자 아들녀석은 바쁘다면서 돌아갔다.

 

닭고기 굽느라 숯불피고 두시간여 닭고기 굽는 냄새에 지쳐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늦잠이 들자 꿈속으로 빠져들어가자 나는 서울 거리를 헤매다가 달동내 언덕 나무

믿에서 혼자있는 어린막내딸을 찾아냈다. 막내딸 어릴때 여간해서 울지 않든 착한

모습으로 앉아있는 막내딸은 배가고파 손가락을 빨다가 담요를 뜯어먹고 있었다.

 

어찌나 불쌍하고 가여운지 막내를 끌어앉고 울다가 애를 차에두고 막내먹일 음식을

사러 수퍼에 들어갔다가 나온사이 또 막내딸이  없어져 밤새 딸을 찾아 해메이다 일어나

보니 아침이었다.

 

한여름 밤의 개꿈일까? 아니면 불길한 미래를 예고하는 꿈일까?  

여름밤의 개꿈에서 헤매다 일어나자 독립기념일날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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