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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이야기

다방커피 마시며 백두산 구경

 

 

사진작가 찰라님의 백두산 천지 작품

 

그동안 마시지 않든 커피가 날씨가 추워진 오늘 저녁 무척이나 마시고 싶어서 커피를 끓이려고 커피팟을 찾아보니 큰딸위의 더큰딸이 접시닦는 기계에 넣고 기계를 돌렸으니...30분이상을 기다릴수가 없어 작년가을 이태원에서 묵을때 사온 은행단풍잎 같이 노오란 양은 냄비에 물을 붓고, 원두커피를 한스푼 넣고 팔팔 끓이자 그럴듯한 커피향이 부엌을 진동하며 입맛을 다시게 했다.

 

옛날 다방에서 유리로 만든 커피팟에 원두커피를 넣고 끓이든 같은 방법이라 냄비에서 은은한 커피향이 온집안에 퍼지며 끓고 있는 커피를 컵에따라 붓고, 크림붓고 사카린 넣고 찻수저로 휘휘저어 한모금 마시자 6-70년대 다방 소파에 등을기대고 따둣한 연탄난로 옆에서 눈을 지긋이 감고 있다가 아리따운 다방 아가씨가 쟁반에 커피를 들고 오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놀라 갑자기 눈을 뜨면서 속으로 아, 저애야 말로 다방에서 차따르기는 아까운 애야, 하는 탄성을 지르며, 테이불에 차를 올려 놓으며 웃음지는 아가씨에게 넋을 잃고(과장해서) 처다보며, 이것 저것 괜한 말을 걸든 생각이 떠오른다.

 

괜한 넋두리에 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도 가물가물해서 마시든 드거운 커피를들고 뒷뜰로 나가 한대 피우자 생각이나 다시 컴에 앉았다. 찰라님의 보내주신 위에 사진을 받은날 그즉시 사진틀집에 들고갔든 사진을 어제 저녁에 찾아 왔다.

 

오늘 오후, 사진틀을 벽에걸기 위해 래이저자동 수평과 벽속에있는 기둥을 찾는 조그만 기계와 사진틀을 벽에걸 줄을 사왔다. 수평기계 포장을 열고 바테리를 넣고 거실티비가 놓인 뒷벽에 대고 더듬자 벽속에 기둥이 있다는 표시가 나타났다. 그러나 설명서에 기계가 기둥을 찾으면 난다는 소리가 나지를 않는 것이었다. 기계가 이상이 있나?

원래 재수가 없는 사람이라서 고장난 기계가 걸렸나?  한시간을 벽과 씨름하고 있자, 큰딸위에 입양한 더큰딸이, 소리가 들려요, 여보 당신은 안들려? 하고 신경이 날카로와진 나에게 말을 붙였다.

 

나는 젊잖게, 당신은 듯는대 나는 못듣는다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내, 내귀에는 아뭇소리도 안들리니 가만히 구경이나해, 하고 핀잔을 주자, 소리가 안들리긴 왜 안들려요, 이봐요 벽에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서서 들어봐요. 하며 또 거들었다. 하하, 아니 남자가 일하는대 왜 들리지도 않는 소리가 들린다고 참견을 해! 하며 윽박지르자, 더큰딸은 지지 않고 아니 저소리가 안들려요? 한옥타브 높여서 나에게 응수했다.

 

생각해보니 큰딸위의 더큰딸이 거짓말을 하지는 않을 것이고 해서, 그래, 그럼 내 보청기좀 갔다줘. 보청기를 바른쪽귀에 끼고 삭풍이 몰아치는 동지섯달, 달도 없는 한밤중에 꽁꽁언 논두렁길을 더듬어 걸어가듯 기계를 벽에 붙이고 서서히 벽을 더듬자 어, 정말 소리가 들리내!

 

이런. 이런, 내귀는 이미 기계에서 나는 소리를 들을수 있는 청력을 이미 잃었다는 사실을 내가 깜박 잊고 있었든 것이다. 내가 기계에서 나는 신호음을 들을수 없었든 또다른 이유는 기계에서 나는 신호음이 내귀에서 나는 소리와 같은 소리였고, 그 신호음은 내귀에서 나는 소리보다 더 작아 내가 신호음을 들을수가 없었든 것이다.

 

갑자기 기운이 고무풍선에서 바람이 빠지듯 푹 빠져 사진틀을 벽에 거는일이 부담이 되였다. 그도 그럴것이 가로가 거의 7ft 세로가 2ft 반을 넘는 크기여서 혼자 이걸 벽에 걸기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천정이 높고 벽이 워낙 커서 중간에 걸면 사진이 작아 보여 결국 벽중간 아래 지점인 벽쪽에 있는 티비에서 2ft정도 높여 걸어야 될것같다.

 

소파에 앉아 피곤한 눈으로 백두산호수를 들여다 보자 보이지 않는 정기가 호수에서 솟아오르며 나를 덮처오는 느낌이 들며 기운이 솟아오를둣 하는 느낌을 느끼게 한다.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은 이미 고구려시대에도 민족의 영산이었다. 만주에있는 고구려시대 고분군을 발굴 하면서 사자가 누워있는 방향을 조사해본 결과 놀라지 않을수 없는 사실을 벌견했다. 시신의 머리는 동쪽에 있는 백두산을 향해 놓여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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