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비가 아침 부터 내린다. 끝도 없이 추적이며 내리는
겨울비를 맞으며 집앞에 서있는 차가 처량하고 애처럽게까지 보인다.
차두대가 들어가는 차고가 있어도 집앞마당에서 차가 비를
맏고 서있는 이유는 간단하다...자동차 회사들의 픽업 트럭 싸이즈
크게 만들기 경쟁으로 픽업트럭이 커지면서 차의 길이가 길어져 차가 차고에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차가 비를 맏고 서있는 이유다.
그렇다고 차를 위해 차고가 큰집을 사서 이사가기는 불가능하고..
비가오나 눈이 오거나 불지옥같은 택사스의 한여름에도 차고밖에서 묵묵히..주인과 다르게 불평
한마디 없는 차가 기특하기만 하다.
몇일전이다. 이노병은 가끔 뇌속에 흐르는 혈관이 꽉막힌것 처럼 머리속이 답답해져
아무것도 할수 없는 무기력 상태로 빠질때가 있다. 이럴때는 2-3마일 열심히 걸어서 땀을 뻘뻘
흘리며 걷든가, 아니면 스카치 위스키 두잔정도, 아니면 사진에 보이는 소주 몇잔 마시면 막힌
혈관이 뚤리듯 머릿속이 시원해지며 정상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이노병은 술 마시면 알콜을 분해해주는 효소가 없는 체질이라 술마시면 고통에 시달리는 체질이다.
그래서 이노병은 술을 볼때마다 한잔 마시고 기분이 좋아 하늘이 동전에 난 구멍만큼 만만하게 보여, 기고
만장해 헤롱거리며 큰소리로 남자의 기개를 펼쳐 보이며, 제세상을 만난듯 술취해서 기분좋은 사람들이
무척이나 부럽다. 술을 보면 나도 한잔 마시고 거나하게 남들 처럼 취해 황홀경속으로 빠져 들어가 헤롱거
려보고 싶지만 이세상에 술마시는 복도 없이 오직 일만하는 복을 받고 태어난 내가 너무나 박복하게 느껴진다.
사진의 소주병은 몇일전 내주량이 소주 몇잔인데 겁도없이 무려 반병을 마시고 몇시간 동안 침대에서 고통을
못이기고 고통속에서 끙끙거리며 뒹굴다가 드디어 술에서 깨어나 머리속 혈관이 뻥뚤린듯 시원해져 침대에서
이불을 훌훌털어 버리고 일어났다.
겨울 비가 계속 내리며, 커피한잔 마실때 83년에 벗어버린 군복들이 화장실 옷장에 걸려 있는 모습이 보고
싶었다.옷장으로 걸어들어가자 몇벌의 군복이 먼지를 뒤집에 쓰고 나를 반겼다. 그표정들이 왜 왜이제야 나를
찾아 왔냐는 듯 원망어린 표정들이었다. 24K 황금도금(전세계에서 미육군의 정복 단추만 황금도금을 한다)을
한 단추들의 색상이 싸인 먼지에 색상이 변해 버렸다. 이정복은 미육군의 정복이었으나 퇴역당하고 아랫 사진의
예복이 미육군의 정장이 되였다.
미육군의 예복이었으나 규정이 바뀌어 현재 육군의 정복으로 바뀌었다. 두번 입고 드라이 크린 몇번한후
먼지를 뒤집어 쓰고 옷장에 처박혀 있어서 먼지가 앉는것을 방지하기 위해 쉬고 있는 정복들 모두 쓰레기
자루속에 넣어 걸어 주었다.
나이들면 추억을 먹고 산다는 속담이 진리 처럼 마음에 와 닿는 비오는 겨울날 오후!
더이상 늙어 흉한 노인의 모습으로 변하지 않기 위해 오늘도 외모를 관리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이노병의
비오는 겨울날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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