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월이면 이민온지 만 40년이다. 군대생활 할때는 주둔지의 주민은
거의 젊은군인 가족들이 대부분이고, 아파트에서 살때는 핵가족 사회인 미국에서 부모가
늙으면 양노원으로 보내 그곳에서 여생을 마치는 정도로 알고 있었다.
그러다 7년반전, 집을 짓고 이사와 미국의 중산층이 모여사는 동네에 살면서
이웃들과 친해지고 왕래를 하면서 미국의 부모들은 늙어서 모두가 양노원에서
살다가 여생을 마친다는 나의 선입관은 잘못된 생각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였다.
이웃 A
내집앞 왼쪽집 주인인 이친구는 하루에 한번은 얼굴을 보는 이웃이다.
이친구는 늙어 보여 나와 동갑인줄 알았다. 그러다 일주일전 담장을 옆집 데이빗과
새로 만들때 이친구가 찾아와 이얘기 저얘기 하다보니 이친구의 나이는 겨우
52세였다.
이친구의 노모는 80이나 아직도 정정해 기아차의 리오를 몰고 손수장을
보러다닌다. 한국차를 타는 노인이라 더 정답게 느껴지는 이노인이 자식과
한집에서 사는 모습이 너무나 정겹게 보인다.
사돈의 사위
사돈의 사위인 후랭크도 82세의 노모를 모시고 산다. 지난 추수감사절에
후랭크는 가족과 함께 노모도 모시고와 우리집에서 추사감사절 음식을
함께 먹었다.
첫째 아들도 아닌 둘째 아들인 후랭크는 몇년전 그의 장인인 사돈이
그의 집을 지을때 집뒷편에 방하니에 부엌과 응접실이 있는 예쁜집을 따로지어
모친을 모시고 살고 있다. 후랭크는 남보다 특이한 방법으로 돈을 모아 자수
성가한 백만장자다.
그가 돈을 버는 방법은 일주일에 한번씩 집앞에서 거라지 쎄일을 하면서
평일날은 마트를 돌아다니며, 팔리지 않는 물건을 싸게 사다가
팔고 있다. 그의 집과 이웃의 집이 거리가 멀어 매주 거라지
쎄일을 해도 신고를 하지 않는다.
딸내집 앞집 주인 B
나이가 55세인 이친구는 최신형 전투기를 만드는 회사에서 방문객을 안내
하는 일을 하면서 시급 40불을 받으며 일하다 4월중순 은퇴했다. 이친구도
나와 나이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나보다 젊다. 이들 부부는 지난
15년간 뇌졸증으로 몸전체가 마비된 딸을 시설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수발을
해주며 함께 살고 있다.
안타까운 사실은 이친구가 알콜중독으로 이혼을 당하고 아파트로 이사가
맥주마시며 티비보는 일로 살고 있는지가 두달째 되어간다.
이웃 C
내집에서 윗쪽으로 세번째 집에 사는 이친구 집에 지난 겨울 4대의 경찰 차가
들이닥쳤다. 경찰이 집을 포위하고 대문앞에서 집안에 있는 사람들과
얘기를 하고 있었다. 나중에 사연을 알아보니 이집의 이십대 초반 아들이
부모를 시대때도 없이 폭행을 해서 경찰이 체포영장을 가지고 이집의 아들을
체로 하려고 왔었다고 했다.
부모를 모시는 자식들과 병든 자식을 돌보는 부모, 자식에게 폭행을 당하고
사는 부모의 공통점은 모두가 착하게 생겼다.
늙은 부모를 모시거나, 병든자식을 돌보는 부모는 한국에서나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었든 나에게 이웃인 미국인들의 부모 사랑과 자식 사랑을 보면서 내가 가졌든
미국인들에 대한 선입견이 틀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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