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에세이

몸 아플때 먹고 싶은 음식

"오를리" 2009. 1. 30. 17:20

설날 전부터 차례 준비하며, 설날은 차례를

지내고 나서 잠시 쉬고 있을때 오징에 한축과 야생마

조각상 한개를 가지고 알칸사소 주에서

400마일이 넘는 먼길을 달려 친구가 찾아왔다.

 

손님 대접하며, 또 친구가 몇년전 부터 지붕에

환풍 장치를 달아 주겠다고 한 약속을 지킨다며, 설날 오후에

지붕에 올라가 천정에 구경 20인치의 구명을 내고

천정에서 더운공기를 박으로 내보는 강제 순환 환풍기를

달아 주었다.

 

88년 이민 초기에 이웃으로 정착하면서 부터 이것 저것

도와주며 친하게 된 이친구는 아내가 10살 이나 연하

였다. 늙은 남편이 불만이었든 그의 아내는 바람이

나 결국 친구는 아내와 이혼을 한후, 이혼의 충격으로

몇년간 타주를 떠돌다가 재혼을 해서 정착을 했다.

 

부모가 이혼을 했어도 자식들은 흔들리지 않고, 큰

아들은 치과의사로 성공했고, 재혼한 부인의 소생인

의붓 아들과 며느리는 모두 약학박사, 딸은 미육군 간호장교로

박사학위를 취득해서 올해 안으로 서울에 있는

명문여대에서 교수로 초빙되여 부임할 예정이다.

 

마음이 착한 이친구는 이혼의 아픔을 격었으나

친자식들이나 의붓자식들이 정말 잘해주어 착한

끝은 있어도 악한 끝은 없다는 속담을 떠올리게 한다.

 

환풍기 달때 조수로 지붕위에 있는 친구가 올려달라는

연장을 가지고 사타리 타고 몇번 지붕을 오르내리자 양다리에

힘이 빠져 저녁을 먹을때 쯤은 그야말로 파김치가 되였다.

 

다음날 아침, 9시에 일어나자 친구는 바빠서 못보고 간다는

쪽지를 대문에 붙여놓고 가버렸다. 나와 동갑인 친구가

400마일을 달려와 약속을 지켜주었으니 정말 착하고

고마운 친구다.

 

친구에게 아침도 못먹여 보내 미안하다는 전화를 한후 병원으로

곧바로 달려가 지난 4년간 골다공증 치료를 받은 집사람의 경과를

확인하기 위해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특수촬영을 하고 돌아왔다.

 

다음날도 집사람의 병원 예약이 있어서 왕복 80마일을

다녀왔으나 별로 피곤함을 느끼지 못했다. 역시 2천여불

들여 목디스크 치료를 받은 결과가 좋아서 건강이 좋아졌다는

사실을 확인 하며, 이정도면 내건강이 40대가  부러울

정도로 건강해졌다는 생각에 오랫만에 정말 기분이 좋아 하늘을

훨훨 날아 다닐것만 같았다.

 

이때 칼리포니아주 시댁으로간 딸로 부터 저녁 9시반에

달라스에 도착한다는 전화가 왔으나 한시간후 다시 전화를 한

딸은  달라스 지역에 눈이 내려 못온다고 했다. 

 

오후가 되자 구름덮인 하늘에서 비는 그치고 진눈깨비가 내리기 시작해

기상악화로 항공기가 활주로에 착륙이 불가능 하다고 생각하고

있을때,딸로 부터 아빠, 30분늦게 여객기가 출발을 하니 시간에 맞춰

공항으로 나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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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9시에 집을 출발해 하이외이로 들어가자 앞에 가는 차들이

비상등을 번쩍이며 서행을해 큰 사고가 앞에서 난줄 알았으나

알고보니 눈길에 익숙하지 못한 택산들이 겁에 질려 3-40마일로

달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쏟아지는 눈석인 비는 앞유리에 달라붙어 떨어지지를 않아 중간에

몇번이나 갓길에 차를 세우고 손으로 얼어 붙은 눈을 제거하면서

30분이면 도착할 공항을 한시간이나 더 걸려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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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탄 여객기도 정시에 도착해 딸부부와 손녀를 태우고

집으로 돌아오자 2시간여 신경쓰면서 눈길을 운전해 쌓인

피로로 다음날 부터 몸살이 났다.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 끙끙거리며, 공항을 나가기 전까지 건강을

되찾았다고 들떠있든 기쁨은 물거품 처럼 사라지고, 눈길 운전은

몸살을 불러왔다.

 

사람들은 몸이 아플때면 먹고싶은 음식이 있다. 어제 오늘

침대에 누워있을때, 뚝배기에서 김이 무럭무럭 나는 뜨겁고 구수한

소머리 국밥이 눈만뜨면 내 눈앞에서 아롱거리며, 한그룻만 먹으면

몸이 풀려 당장 침대에서 일어나 뛰어 다닐것 같았다. 

 

그러나 내가 먹고 싶은 소머리 국밥은 택사스 촌구석에서 약으로

먹고 싶어도 파는곳이 없으니, 그렇다고 당장 비행기 타고 서울로

갈수도 없어서 그저 침대에서 끙끙거리며  뒹굴다가 친구가 선물로

준 오징어가 생각났다.

 

당장 오징어 한마리를 꺼내 개스불에 구어서 한조각 쭉찟어 입에 넣고

씹을때, 구수한 오징어 냄새가 코를 자극하면서 조금씩 기운을 차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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