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니코친 패치를 붙이지 않았다. 오후가 되자 니코친이 빠져나간 내육체는
담배의 유혹을 뿌리칠수가 없어 다시 패치를 붙이자 어젯밤은 핏속을 홍수처럼 흐르는
니코친의 영향으로 잠을 잘수가 없었다. 침대에 누어서 이생각 저생각 하다가 새벽 4시에
일어났다.
그러나 할일이 없었다. 옷장에 눈이가자 카매라 가방이 눈에 들어왔다.
카메라를 꺼내들고 조리개 우선모드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눈에 보이는대로..화분의 조화 부터



손녀가 놀고간 거실은 그야말로 5일장이 끝난 장판이다. 장난감이 사방에 널려있다.

공을 좋아하는 손녀는 사진의 공을 차며 집안을 돌아다이다가 손이 닿는 곳에 있는 모든것을
꺼낸다.

티테이불에 쌓여있는 인형들


손녀가 집에 오면 제일먼저 하는 놀이가 저모자를 내머리에 씨워주는 일이다

보이는대로 집안을 찍고 나서 뒷뜰로 나갔다

수백개의 배가 열렸다.

그러나 맛이 없어서 먹을수가 없다. 배가 딸때가 지나 썩기시작하자 수많은
이름모르는 새들이 찾아와서 배를 먹는다. 힘들게 배농사 지어서 새들에게
공양을 베풀고 있다.

감이 익기전, 주먹많한 파란 감이 푸른잎 사이에서 하얀포도당 가루에 몸을 감추고 있는 모습을
볼때마다 시골에서 수즙은 처녀가 생전 처음 얼굴에 분을 바르고 누가 볼가 수즙어
감나무가지에 숨어있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감나무를 심은 유일한 이유가 분바른 모습의
푸른감을 보기 위해서다.

배나무에 매달린 화분과 배들이 어우러진 모습은 연인들의 모습 처럼 정겹기만 하다

80장넘게 뒷뜰에서 내장 후레쉬를 사용해 사진을 찍는 내모습을 이웃들이 본다면 아마 정신나간
사람이 한밤중에 뭣한다고들 했을 것이다. 80장넘게 사진을 찍고나자 희미하게 날이 밝기 시작했다.
언덕아랫집에 초점을 맞추고 마지막 사진을 찍고 방으로 들어와 카메리를 가방에 넣다가 내침실을
찍어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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