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생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줄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바쁘게 사는 자식들이
아니라 4개의 소총일 것이다.
새로 도착한 M1소총은 새로생산한 나무 부속을 피마자 기름에 담가 착색을 해서 총을 만지면 손에 기름이
묻어나 만지면 손끝이 끈적인다. 그래서 소총을 분해해 개머리판과 총열 덥개를 분리해서
휘발유에 담갔다 꺼낸후 기름기 제거 약품을 뿌려 피마자 기름기를 제거한후, 뜨거운 물에
담가 비눗물로 씻어냈다.
오늘처럼 봄비가 내리는 5월, 논산훈련소에서 M1소총을 들고 장애물 침투훈련을 끝내고 나자
몸과 소총은 진흙범벅이 돼였다. 훈련장 옆에 있는 논으로 들어가 논물로 군복에
붙은 흙을 씻어내고, 얼굴도 씻고 소총도 논물에 담가 휘휘저으며 흙을 대충 제거하고
훈련소로 돌아가 소총을 분해해 총기를 닥을때 처럼. 피마자 기름을 제거한후 5시간이나
사포로 거친표면을 곱게 다듬으며 피마자 기름이 검게 남아있는 부분을 제거했다.
목재 부속이 마른후 초벌 칠을 하자 호두나무의 고유한 문양이 표면에 나타났다,
완전히 표면이 마르기까지 기다릴수가 없어 오늘 두번째 칠을 했다. 이제 몇개월이 지나면
칠이 서서히 나무속으로 배들어가며, 호두나무의 문양이 표면으로 떠올라 보기좋은
색상의 문양을 띠게 된다.
총기회사의 광고에" 못생긴 총을들고 사격장으로 나가서 사격하기는 인생이 너무
짧다"라는 문구가 있다. 맞는 말이다, 거무잡잡한 총을 벽에 걸어두고 보는것도
지겨워 지난 2틀간 열심히 일한 끝에 소총은 보기좋은 색상을 띠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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