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_daum->
지난 목요일, 진눈깨비가 내리자 보통 70마일 이상으로
달리는 택사스주의 운전자들은 쏟아지는 눈비로
고속도로에서 앞이 잘안보여 설설기다 싶이 저속으로 달려
40여 분이면 도착하는 거리를 한시간도 넘게 걸려 병원에
도착했다.
한시간도 안걸려 집사람 의사를 만나보고 주차장으로
나가자 진눈깨비가 계속 내리고 있었다.
어디를 가든 담배 피우는 사람들은 천대를 받지만,
병원에서는 담배 피우는 사람들에게 대한 구박이
더 극심하다. 병원밖 담배를 피울수 있는 지정된 장소는
병원 출입구로 부터 50피트 떨어진 곳에 있다.
건물과 건물사이에 철망으로 담배를 피우는 지정석을 격리시키고,
그곳으로 들어가지 담배를 피우는 내 자신도 진저리가 날 정도로
담배 냄새가 역겁게 느껴졌다.
그안에서 도저히 담배를 피울수가 없었다.
밖으로 나와 칼바람 부는 복도에 있는 의자에 앉아
한태 피어물었다.
살을 에이는 칼바람 불고, 진눈깨비가 내리는 날 웅크리고
겨울 바람 마주치는 복도에 앉아 담배를 피우는
내 모습은 내가 생각 해봐도 처량하고 비참하게 보인다.
다시 담배를 끊어야 갰다는 생각을 하며, 이렇게
바람불고 눈발 날리는 날 뜨거운 국물이 있는 설넝탕이
떠올렸다.
반쯤핀 담배를 재털이에 다시는 피우지 않을것 처럼
짓이겨 꺼 버리고, 집사람에게 뜨끈한 설넝텅이나 한그릇 먹고 갑시다.
나와 집사람은 진눈깨비 내리는 길을 달려 한인상가 밀집 지역에 가까워지자
고속도로는 주차장으로 변해서 엉금엉금 기다시피
한시간도 더걸려 가마솥 설농탕이라고 대문짝만한
간판을 내건 설렁탕집에 도착했다.
식당으로 들어갈때, 이렇게 눈비가 오는날 뜨끈한 국물이
있는 이집은 아마 만원이겟지 하는 기대로 문을 열고 들어갔으나
손님은 한사람도 없었다.
자리에 앉자 마자 설농탕 두그릇을 시켰다.
몇분이 지나도 음식이 나오지가 않아, 설넝탕이든
꾹배기를 개스불에 놀려놓고 펄펄 끓이겠지.
이런생각을 하며 식당밖으로 나와 내리는 진눈깨비를
보면서 추위에 발발 떨며 담배 한대를 느긋하게
피우고 다시 식당으로 들어갔으나
역시 음식은 나오지 않았다.
자리에 앉아 뚝배기에서 펄펄 끓는 설농탕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사이 반찬이 나왔다.
설농탕에 김치 깍두기면 그이상의 반찬이
필요가 없는데 열가지 정도의 반찬이 나왔다.
설농탕집의 음식맛은 깍두기를 먹어보면
알수가 있다. 그래서 깍두기 한개를
젓갈로 집어 입에 넣고 씹자, 몸서리를
칠것 같이 깍두기 맛이 시큼했다.
이집 설농탕 먹어보나 마나 그맛이 어느정도인지 짐작이 갔다.
한참을 더기다리자 설농탕이 나왔다.
뚝배기에서 펄펄 끓는 설농탕 대신
김이 무럭무럭나는 설농탕은 국물도
미지근했다.
맛을 보자 한국수퍼 스낵바에서 5불애 파는 설농텅만도
못했다. 몇술갈 먹자 더이상 먹을수가 없을 정도로
입맛만 버렸다.
집사람도 먹지를 못했다.
팁과 설농탕값 23불을 지불하고
식당밖으로 나오면서 이집에 온것을
후회하며 발길을 돌렸다.
다시 한시간
반을 달려 집에 오자 지붕은 흰눈으로
덥여있었다.
이번 겨울에 온 첫눈이자 마지막 눈이
대초원 집집마다 지붕을 하얗게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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